2008년 04월 18일
대화가 필요해
가끔은 하루종일 아무 약속도 잡지 않고 집에 박혀있는 것이 몸과 마음에 좋다.
마침 시험기간이기도 하여 오늘 하루는 신나게 방콕, 을 즐겼는데, 그렇다고 공부를 한 것은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 밥먹고 티비보다가 스르르.. 자다 일어나서 얼굴이 부은것 같아 요가 동작 몇개를 하다가 스르르.. 또 자다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3시, 할머니가 수영장 갔다가 돌아올 시간인데 아직 안왔다. 할머니가 핸드폰이 없으니 늦으면 늦는가보다.. 하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레포트 쓴답시고 컴퓨터 켜서는 이리저리 서핑하다가 1시간 반을 날렸는데 4시반경에야 할머니가 돌아오셨다.
뭐하고 오셨냐고 물으니 무료 침을 맞고 왔다고 하신다. 침을 얼마나 오래 맞은거냐고 했더니, 침을 맞고 나서 복지회관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오려고 1시간을 기다렸다가 왔다고 한다.
어디 침을 맞았냐고 물으니 요즘 어깨가 시리다고 하신다. 겨울부터 계속 이랬다는데... 한집에 살면서 여태 몰랐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져서 무안하기도 하여 할머니 옆에 앉았다.
오랜만이다. 할머니 옆에서 같이 티비보면서 수다떠는거. 대학에 들어가면서는 주말에도 바빴고, 평일에도 집에 돌아오면 컴퓨터를 하거나 곧장 쓰러져 잤다.
이렇게 바쁘기도 하거니와, 사실 할머니와 수다떨만한 주제도 없다. 내가 한나라당을 싫어하게 되면서부터, 조선일보를 싫어하게 되면서부터, 박정희를 나쁜 사람으로 알게 되면서부터, 할머니가 욕하는 '빨갱이들'이라는 무리를 지지하기 시작한 그 때부터...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을때도 빨갱이 세상 다 됬다고 한탄하던 할머니를 이해시키거나 설득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거짓말을 하는게 서로한테 좋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시작한 거짓말이 이제는 완벽하게 입에 뱄다. 다이어리에 적을때도 참여연대는 학교 세미나로, 민우회는 웰빙생협으로, 노래패는 성당으로.
거짓말 투성이다보니 집에서는 점점 말수가 적어진다. 말 좀 길게 하면 뽀록 날까봐.
또 '남자친구가 3주년이라고 the left 사줬어.' '<참여사회>에 내 글 나왔어.' 이렇게 자랑하고 싶은게 참 많은데 이게 할머니에게는 '자랑'이 아니라 '빨갱이소굴에 발목 단답히 잡혔구나'하고 걱정할 것이 되니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게 참 답답하다.
그래도 오늘 모처럼 큰 맘 먹고 간만에 수다를 떤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할머니랑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이 닦는 방법이 나온 것 가지고 수다를 떨다가, 칫솔.치약이 6.25 직후에 막 생겨났다는 이야기로 넘어가서 자기 어렸을때는 모래로 닦는 이들도 많았는데 자신은 양반집이어서 꼭 소금으로 닦았다는것, 그렇게 그때는 소금도 귀했는데 박/정/희/가/다/살/렸/다/ 로 이야기가 귀결되서......... 간만에 큰맘먹고 시작한 수다는 결국 초우울하게 끝나버렸다.
참여연대 총회 가면 아저씨들,할아버지들이 그!렇게 많더만.. 그분들의 자녀는 어떤 사람들일까? 혹시 자녀는 부모님과 반대로 '뉴라이트학생조직'이나 ylc 요런대서 완전 인정받는 사람인데 집에서는 말도 못하고 그러는 거 아닐까? ㅎㅎ 괜히 마음이 찌뿌둥하다.
방에 들어와서는 뒤적뒤적.. 프레시안 글을 봐도 집중이 안되어 영화나 좀 다운받아볼까 했는데 끌리는 영화가 없어서 말고,
스펨메일 정리하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다갔다.
할머니랑 대화가 필요해, 그런데 이래서는......
힝. 집에 하루종일 있다보면 이렇게 답답해진다. -_-
마침 시험기간이기도 하여 오늘 하루는 신나게 방콕, 을 즐겼는데, 그렇다고 공부를 한 것은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 밥먹고 티비보다가 스르르.. 자다 일어나서 얼굴이 부은것 같아 요가 동작 몇개를 하다가 스르르.. 또 자다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3시, 할머니가 수영장 갔다가 돌아올 시간인데 아직 안왔다. 할머니가 핸드폰이 없으니 늦으면 늦는가보다.. 하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레포트 쓴답시고 컴퓨터 켜서는 이리저리 서핑하다가 1시간 반을 날렸는데 4시반경에야 할머니가 돌아오셨다.
뭐하고 오셨냐고 물으니 무료 침을 맞고 왔다고 하신다. 침을 얼마나 오래 맞은거냐고 했더니, 침을 맞고 나서 복지회관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오려고 1시간을 기다렸다가 왔다고 한다.
어디 침을 맞았냐고 물으니 요즘 어깨가 시리다고 하신다. 겨울부터 계속 이랬다는데... 한집에 살면서 여태 몰랐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져서 무안하기도 하여 할머니 옆에 앉았다.
오랜만이다. 할머니 옆에서 같이 티비보면서 수다떠는거. 대학에 들어가면서는 주말에도 바빴고, 평일에도 집에 돌아오면 컴퓨터를 하거나 곧장 쓰러져 잤다.
이렇게 바쁘기도 하거니와, 사실 할머니와 수다떨만한 주제도 없다. 내가 한나라당을 싫어하게 되면서부터, 조선일보를 싫어하게 되면서부터, 박정희를 나쁜 사람으로 알게 되면서부터, 할머니가 욕하는 '빨갱이들'이라는 무리를 지지하기 시작한 그 때부터...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을때도 빨갱이 세상 다 됬다고 한탄하던 할머니를 이해시키거나 설득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거짓말을 하는게 서로한테 좋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시작한 거짓말이 이제는 완벽하게 입에 뱄다. 다이어리에 적을때도 참여연대는 학교 세미나로, 민우회는 웰빙생협으로, 노래패는 성당으로.
거짓말 투성이다보니 집에서는 점점 말수가 적어진다. 말 좀 길게 하면 뽀록 날까봐.
또 '남자친구가 3주년이라고 the left 사줬어.' '<참여사회>에 내 글 나왔어.' 이렇게 자랑하고 싶은게 참 많은데 이게 할머니에게는 '자랑'이 아니라 '빨갱이소굴에 발목 단답히 잡혔구나'하고 걱정할 것이 되니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게 참 답답하다.
그래도 오늘 모처럼 큰 맘 먹고 간만에 수다를 떤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할머니랑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이 닦는 방법이 나온 것 가지고 수다를 떨다가, 칫솔.치약이 6.25 직후에 막 생겨났다는 이야기로 넘어가서 자기 어렸을때는 모래로 닦는 이들도 많았는데 자신은 양반집이어서 꼭 소금으로 닦았다는것, 그렇게 그때는 소금도 귀했는데 박/정/희/가/다/살/렸/다/ 로 이야기가 귀결되서......... 간만에 큰맘먹고 시작한 수다는 결국 초우울하게 끝나버렸다.
참여연대 총회 가면 아저씨들,할아버지들이 그!렇게 많더만.. 그분들의 자녀는 어떤 사람들일까? 혹시 자녀는 부모님과 반대로 '뉴라이트학생조직'이나 ylc 요런대서 완전 인정받는 사람인데 집에서는 말도 못하고 그러는 거 아닐까? ㅎㅎ 괜히 마음이 찌뿌둥하다.
방에 들어와서는 뒤적뒤적.. 프레시안 글을 봐도 집중이 안되어 영화나 좀 다운받아볼까 했는데 끌리는 영화가 없어서 말고,
스펨메일 정리하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다갔다.
할머니랑 대화가 필요해, 그런데 이래서는......
힝. 집에 하루종일 있다보면 이렇게 답답해진다. -_-
# by | 2008/04/18 20:33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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