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를 거절하면서..

작년에 검정고시를 준비한다는 한 친구를, 주 3회 20만원 받고 과외를 해주었었다.
어머니는 백화점에서 일을 하시고, 이 아이는 뭐 이래저래 방황을 하다가 결국 학교를 관두고, 그 뒤로 사람을 별로 안 만나서 대인기피증도 있고 좀 그렇다고 했는데 다행히도 나랑은 잘 맞아서 과외를 무척 하고 싶어 했다. 
사실 과외시장 시세 치고는 굉장히 저가였지만 그래도 그 집 사정이 안타깝기도 하여.. 그냥 하게 되었다.
(정말 돈 없으면 좋은 대학 못가는 요즘 현실이 참 안타깝지만.. 나도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지라 저가의 공부방 도우미보다는 사교육을 뛴다..)

다행히도 그친구는 과외 3개월만에 바로 고졸검정고시를 패스했다.
그리고 나서 당분간은 그냥 엄마 일 돕고 뭐 그러더니, 한 8개월만에? 그러니까 얼마전에, 연락이 왔다.
올한해는 공부를 해서 수능을 보고 싶다고..

사실 올해는 웬만한 가격에도 과외를 안할까 하고 있었다.
이번학기가 4학년 1학기인데, 월.수는 저녁에 세미나가 있고 목요일은 노래패 모임이 있다. 일요일은 계속 3개의 모임을 돌릴것이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과외만으로도 방과후에 시간 내기가 참 벅찬데, 20만원에 주2회를 하자는(그나마 수능과외라며 주3회를 주2회라고 줄였던데) 그 아이의 제안에는 선뜻 답하기가 참 어려웠다.
(1학년때는 20만원에도 주2-3회 잘했는데. 그땐 시간이 많았어서.........ㅠ)

이번학기에는 졸업시험준비도 해야하고, 뿐만 아니라 컴터자격증, 영어시험(인수위원장이 만들어놓은 졸업자격임..)을 다 통과해야 다음학기에 딱 맞게 졸업을 할 수 있을텐데..  근데 이것들을 준비할 시간조차 안 난다.

뭐 사실 이건 다 과외를 거절하려는 명분이지.. 어쨋든 못하게 되니.. 그 집 사정을 아는 나로서는 참 미안하게 되었다.

내가 정기적인 과외는 못해주더라도 가끔 밥도 먹고 이메일로 커리 정도는 보내주겠다고,
그리고 다른 과외선생님을 알아보마라고 했더니, 대인기피증때문에 학원 다니기는 또 싫다고 하고, 나같은(?) 사람이랑 과외 해야지, 무서운. 그리고 남성은 싫단다.

전화를 끊는데 죄송하단다_ 아니 내가 더 죄송한데요.. 내가 과외를 취미로 하는게 아니고 밥줄로 하는거라.. 어쩔수가 없었다.
그래도 과외하면 나는 2시간+@동안 정말 그 아이에게 올인해서 혼신을 다하기 때문에 정도 많이 쌓이는데.
동생같은 이 친구에게.. 거절하게 되어 참 미안타_  


할머니한테 이야기하는데 눈물이 찔끔 났다. 할머니는 그냥 '어쩌겠냐 너도 졸업해야지..' 하시고 날 위로하는데
웬지 할머니는 그 친구나 내 마음을 다 이해하는 것 같았다.


으으. 암튼 나보다 더 좋은 과외샘을 구해주어야하는데.어디 없을까..?

위치는 서쪽 아래 부근 입니다. ㅎㅎ
그리고 1년동안 맡아줄 분을 필요로 하구요,
가격은 위에 말했듯이...
공부한 거라고는 검정고시 대비할때 했던 국어. 국사. 사회 가 전부이고요,
지금 상태로는 영어나 수학은 전혀 손도 못댑니다..

이 친구는 스스로 수능 보고 싶어서 공부 시작하는 것이니까 아마 열심히 할거에요. ㅎㅎ;; 

by 오디♪ | 2008/02/20 00:35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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