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5일
KTF 영상전화 광고 “고통을 상업적 이용과 코미디 소재 삼아 분노”
| ‘워킹맘 육아’까지 쇼한 ‘쇼를 하라’에 “쇼 그만!” | |
KTF 영상전화 광고 “진짜 엄마 맘 아는지” 비판 “고통을 상업적 이용과 코미디 소재 삼아 분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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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를 하라” “쇼 곱하기 쇼는 쇼!” 기발한 상황 설정과 파격적 막춤이 돋보이며 단번에 화제의 광고로 떠오른 케이티에프의 ‘쇼(SHOW)’ 광고.
“쇼를 하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광고이지만, 일부 광고 내용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논란이 된 광고는 ‘대한민국 보고서’의 ‘육아문제 편’이다.
▶기발한 설정과 파격적 막춤으로 단번에 입에 올라
직장에 다니는 엄마가 아이로 하여금 “아프다”는 거짓말을 하게 해 회사에서 일찍 퇴근한다는 설정이 아이와 부모에게 거짓말을 조장하고, 육아를 하는 직장 여성에 대한 부정적 묘사를 한다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광고는 ‘대한민국 보고서-육아문제편’이라는 캠페인성 도입으로 시작해 ‘여성 퇴직사유 1위 육아문제’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실제 광고 내용은 ‘육아 문제’를 희화화시키고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들을 ‘거짓말쟁이’로 그리고 있어 반발을 부르고 있다. ‘여성 퇴직 사유1위 육아문제’라고 스스로 광고에서 내걸 정도로 이 문제의 심각함을 알고 있는 광고주와 제작사쪽이 이 문제를 희화화시킴으로 오히려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고통을 받는 당사자들에게 모욕감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하고 있는 엄마와 짜고 아픈 척 연기하는 화상전화
‘육아문제 편’은 업무시각이 지난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다 아픈 아이의 화상전화를 받는 직장 여성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엄마의 화상전화에 물 수건을 이마에 대고 누워 “엄마 언제 와”라고 애처롭게 묻는 아이가 나온다. 엄마는 아이의 모습에 눈물을 글썽이고, 직장 동료들은 주변에 몰려들어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당황한 표정의 엄마가 “금방 갈 게”라고 답한 뒤, 야근을 해야 하는 동료들에게 “많이 아픈가봐요”라며 회의실을 나선다. 동료들은 아픈 아이의 엄마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보낸다. 회의실을 나선 엄마의 태도가 ‘180도’ 달라진다. 엄마와 통화하는 아이는 “엄마 나 잘했지?”라고 말한다. 아이와 엄마는 만세를 부른다. 이어 “‘쇼’를 하면 엄마의 퇴근이 빨라진다”는 설명과 함께 신이 난 아이와 엄마의 모습이 이어진다. 모든 것이 엄마를 빨리 퇴근하게 만들기 위한 ‘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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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설정을 긍정적으로 미화해 비교육적
광고 ‘육아문제 편’을 비판하고 나선 이들은 이 광고가 ‘걱정’하고 나선, 아이를 맡겨놓고 직장일을 하는 이른바 ‘워킹맘’들이다. 이들은 이 광고에 대해 어이없어 하고 분노하고 있다. 광고가 우리나라 여성의 가장 큰 고민이 육아문제라고 해놓고, 오히려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나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게 이들의 반발 이유다. 또한 광고는 어린이를 비롯한 일반인들에게 ‘거짓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 설정이 긍정적으로 미화돼 있어 비교육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픈 아이 두고 출근할 땐…, 정말 기겁했다”
<마이클럽>에 글을 올린 ‘frog88’은 “아이 키우며 일하는 엄마로서 ‘쇼’ 광고 정말 기분 나쁘다”며 “아이가 아파도 말도 못하고 속으로 울면서 일하는 엄마가 많다”고, ‘지혜공주’는 “아이가 감기가 걸려도 혼자 병원 보내고, 아픈 아이 두고 회사 출근하는 엄마 마음을 알기나 하는지”라고 비현실적인 광고 내용을 꼬집었다.
‘좌우당간♡♡재깍재깍’ 역시 “애 키우면서 직장생활 6년 넘게 했는데, 수치심을 느꼈고, 이 광고 처음 보자마자 정말 기겁했다”며 “아줌마라서 프로의식 없다는 얘기 들을까봐 몸이 부서져라 일했고, 아이가 아플 때도 눈치를 봤는데 저런 광고를 만들어 버젓이 내보내는지… 맥이 풀렸다”고 말했다.
▶“이 광고 보고 울었습니다…말이 씨 된다는 말 무서워서요”
이 광고를 본 한 아이의 엄마(melong99)는 분노의 심정을 인터넷에 털어놓았다. “이 광고 보고 울었습니다. 아이 아파도 병원 한번 맘 편히 못 데려가 봤습니다. 열이 난다고 어린이집에서 전화 와도 그냥 해열제 먹여서 좀 데리고 있어 달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광고를 내보낼 수 있나요. 엄마들은 아이가 아프다는 거짓말은 안 합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 무서워서요.”
두 아이를 기르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정아무개(41)씨는 이에 대해 “직장인 엄마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가장 큰 고통을 상업적 이용과 코미디의 소재로 삼아 웃음거리로 만드는 광고 제작자와 광고주에 대해 분노한다”며 “이 광고가 나간 뒤 안 그래도 꺼내기 힘들었던 ‘아이가 아프다’는 말을 직장에서 꺼내기 얼마나 힘들겠나. 이 광고를 만든 사람이 한번이라도 아이 엄마을 생각했다면 이런 광고가 나올 수 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폄하할 의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회적 인식에 한계 느껴”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강혜란 소장은 “여성들이 일과 양육을 양립시키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인데, 이 광고는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하는 여성들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며 “최근 저출산 현상의 원인은 일과 양육의 양립이 어려워 나타나는 것인데, 이 광고처럼 여성의 고통이 여전히 사회적으로 인식되지 못했구나 하는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또 “광고 자체가 코믹 버전이어서 직장여성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제작자가 일과 양육의 병행이 어렵고 직장여성들이 회사와 가정에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욕을 먹고,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런 소재를 유머 광고의 소재로 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있을 법한 에피소드 토대…광고적 허용 감안해 달라”
시민단체 환경정의에서 5년째 광고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정옥(37)씨는 “직장인 엄마의 애환을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긴 하지만, 아이들과 일반인들에게 ‘거짓말이 나쁜 것이 아니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선의의 거짓말도 많이 하긴 하지만, 이들 광고의 경우 공중파 텔레비전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주 노출되는 만큼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케이티에프 언론홍보팀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를 토대로 영상통화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부분을 코믹하게 표현했지만, 광고에 대한 비판을 비롯해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광고적인 허용이라는 것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달라. 다만, 이 광고가 비판의 여지가 있다면 다른 광고를 만들 때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쇼를 하라”는 광고 카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TF의 영상통화 ‘쇼’ 광고는 지난 18일 2007 대한민국 방송광고 페스티벌에서 3개 부분을 수상했다. ‘쇼’ 광고의 ‘국경을 넘어라’ 편이 워크플레이스 부문 작품상을, ‘영화요금소녀’ 편은 누리꾼이 뽑은 최우수 광고상을, 이 광고에 출연했던 ‘막춤’ 모델 서단비는 뉴페이스상을 받았다.
# by | 2007/10/25 15:24 | 요놈의세상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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